KIEP 연구보고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논문 - DBpia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28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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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 원인과 증시 시사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크다. 지난달 29일 되돌림이 있었지만 장중 1270원을 웃돌았다. 2020년 말 1090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1년4개월 만에 16% 넘는 상승률을 보인 셈이다. 지난 10년간 이런 정도의 상승은 네 번 나타났다. 다른 세 번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정책금리 인상을 앞뒀던 2015년 하반기와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경기 둔화가 나타났던 2019년 하반기, 코로나19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던 2020년 봄 정도다.

환율 상승 속도가 빨라지자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환율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기업과 금융기관, 투자자에게 불확실성이고, 불확실성은 다시 그 자체로 경제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시기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외화 조달 시장이다. 교역 주도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안정적인 달러 조달이 원활한 기업 및 금융기관 활동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환율의 급등과 높은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와 자산 시장에 그다지 유리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헤지(위험회피)되지 않은 달러 부채가 많으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일부 산업과 기업에서 높은 유가와 환율 급등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이런 산업과 기업이 많다.

외환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현재 환율 급등과 변동성 확대가 주로 달러화 움직임에 근거하고, 미국의 높은 물가와 정책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미국보다는 다른 나라들에 악영향을 미쳐 달러화 강세 추세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를 유지시키고 있는 달러화의 특수한 지위는 여전히 공고한 상황이다.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경우 높은 물가는 그 자체로 통화가치 하락 요인이다. 그 국가 내에서 실물가치 대비한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국가에서 긴축으로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시도는 경제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가치의 상승 요인으로만 인식하기 어렵다. 반면 미국은 다르다. 다른 국가보다 물가가 더 높아도, 이를 억제하기 위해 더 빠르고 강한 긴축을 감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도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나 자산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셰일오일 혁명 이후 갖게 된 에너지 시장에서의 지위도 달러화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지속될 때 우리 경제와 자산 시장에는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원화 약세 시기에는 수출 제조업 위주인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늘어난다. 하지만 환율 변화가 주로 달러화 강세에 기인할 경우에는 수출 측면에서 우리와 경합도가 높은 국가의 통화 가치가 동시에 절하되기 때문에 그 영향이 반감된다. 게다가 미국은 산업 구조상 우리와 경합도가 높지 않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와중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 오름 폭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 역시 부담이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 물가는 예외 없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 최근 원화로 환산한 유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00% 이상을 기록 중이고 이는 생산자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런 식의 물가상승 압력 하에서는 한국은행의 선택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긴축을 늦추면 환율 측면에서 물가 부담이 커지고, 금리를 빨리 올리면 물가 부담은 소폭 줄겠지만, 높은 가계부채 부담 하에서 차주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한국 주식투자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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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거시경제변수 가운데 경제 전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율이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 환율변화는 수출입에 영향을 미쳐서 성장과 소득의 변화를 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물가수준, 기업의 경쟁력, 고용수준 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그동안 거시경제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환율의 영향과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를 기업데이터를 활용하여 미시적 분석으로 그 연구범위를 확대하였다. 이를 통해 거시경제적 정책대응과 더불어 미시적 정책대응을 결합할 수 있어서 더 적확하고 효율적인 정책대응의 모색에 기여하기 위해서이다. 제2장에서는 환율과 관련하여 전통적인 연구들에서와 같이 거시경제의 집계데이터를 이용하여 환율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주로 수요부문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방식과 달리 공급부문에 대한 영향을 추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또한 특정 변수에 대한 영향을 중심으로 분석해온 방식과 달리 관련 변수들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부분분석방식이 아닌 종합적인 분석을 수행한 것이다. 2장에서 도출된 주요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환율상승이 경제성장, 소비, 투자, 수출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2000년대 들어 환율의 KIEP 연구보고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논문 - DBpia 변동성과 수준이 크게 증가하여 거시경제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셋째, 환율의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이 단기에 그치고 있어서 지속적인 영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들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주요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환율변화가 경제성장이나 수출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산업별로 긍정적 및 부정적 효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환율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율수준에 영향을 미쳐서 경제적 성과나 특정 정책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경우 정책목표 달성이 용이치 않을 뿐더러 경제주체들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정책 결정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환율변화의 효과가 단기적으로만 유의한 수준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책수단으로서 유효성이 낮다. 이는 자본시장의 자유화로 실물부문의 변화가 자본시장에 변화를 야기하여 초기의 영향력이 중화되기 때문으로 환율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기가 실질적으로 용이치 않음을 시사한다. 셋째, 외환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수준 변화, 산업별 상이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환율정책은 수준보다는 환율의 안정성 유지에 정책적 목표를 둘 필요가 있다. 환율의 수준에 대한 정책은 유효성도 적고 국제적 갈등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변동성을 축소하는 정책이 경제주체들의 거래비용을 저하시켜서 더 확실한 정책적 효과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환율정책 자체가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연관된 다른 정책과 병행하여 패키지로 정책을 시행하는 소위 'policy mix 방식'으로 환율 관련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환율의 평가절하가 초래하는 경상수지의 개선효과가 고용이나 성장과 같은 여타 거시경제적 변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해외투자 확대 및 내수진작 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제3장에서는 기업데이터를 이용하여 미시적 차원에서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질실효환율의 하락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에는 가격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수출비중이 낮고 중간재 KIEP 연구보고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논문 - DBpia 수입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실질실효환율의 변화가 생산성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학적 상식과 일치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시적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산업별로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상이하나 대부분의 서비스산업은 수출비중이 낮아 실질실효환율의 하락이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4장에서는 주가를 기업가치로 대변한 환노출도 분석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대미 환율 상승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환율상승이 기업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환율상승으로 인해 달러화로 환산한 주가하락의 영향을 염려한 해외투자자들의 자금인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석시계를 넓힘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미 환율상승으로 기업가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외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 대외부채를 적게 보유한 기업,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기업, 현금보유 비율이 높은 기업, 수익률이 좋은 기업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5장에서는 이러한 연구내용을 종합하여 정책적 시사점들을 도출하였다. 주요 정책적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환율상승이 거시경제적으로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집계데이터를 이용한 거시적 분석뿐만 아니라 기업데이터를 이용한 미시적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즉 기존의 통념과 달리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이 일정 기간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환율의 평가절하가 이전과 달리 반드시 수출확대나 성장률 제고에 기여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어서 정책결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환율변동의 효과가 단기적으로 그치고 있는 데 비해 환율변동성 수준이나 빈도가 높아져서 환율수준을 타기팅하는 정책보다는 환율변동성을 낮추어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전체 경제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요인의 영향이 확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이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환율의 영향이 특정 시기의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불확실한 정책 효과보다는 더 분명한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의 선택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셋째, 환율변동의 경제적 효과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도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산업별·기업별 상황에 따라서도 서로 상이한 효과를 보이고 있으므로 필요시에는 정확한 분석을 통한 맞춤형 환율정책이 요구된다. 기업들의 경우 환율에 대한 노출이 부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기업들간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환율상승이 반드시 모든 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수출비중이나 중간재 수입의존도에 따라 환율 상승이나 하락에 의한 유불리가 서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 관련 정책만으로 특정 경제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우므로 재정정책이나 고용정책 등 연관된 정책을 연계하여 부정적 영향을 통제하는 등의 적확한 정책 개발 등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나 인구구조, 자본시장 상황 등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 환율변화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확인해보기 위해 시행되었다. 특히 기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이를 통해 기존의 연구결과들을 보완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기업데이터를 이용한 미시적 연구와 거시적 연구의 연계는 미시적 연구의 수준을 어느 수준까지로 하느냐에 따라 연구의 결과나 연계고리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우선적으로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향후 미시적 연구가 더 일반화되면 더 효율적인 연구방식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평가절하가 반드시 우리 경제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의 환율 논쟁은 주로 환율수준의 적정성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환율의 평가절하가 경제성장 및 거시경제에 유리하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 가정의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음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환율수준에 따라, 혹은 환율의 변화속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의 범위에 이러한 이슈들을 포함하지는 안았으므로, 후속연구들에서 환율변동에 연관된 이슈들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이 연구에서 나타난 환율의 평가절하 효과를 더 세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제1장 서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가. 연구의 배경
나.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범위와 구성

제2장 환율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1. 환율과 경제성장
2. 환율과 소비
3. 환율과 투자
4. 환율과 고용
5. 환율과 수출
6. 실증분석
가. 지출항목별 환율 영향 실증분석
나. 환율이 공급항목에 미치는 영향 실증분석
7. 상관관계 분석
가. 지출분야 상관관계 분석
나. 공급분야 상관관계 분석
8. 소결

제3장 환율변동이 기업성과 및 행태에 미치는 영향분석
1. 서론 및 기존 연구 개관
2. 분석모형
가. 중간재 수입 없는 내수기업
나. 중간재 수입이 없는 완전수출기업
다. 중간재를 수입하는 내수기업
라. 중간재를 수입하는 완전수출기업
3. 분석자료 및 추정방법
가. 추정모형
나. 분석자료
4. 실증분석 결과
가. 총요소생산성
나. 노동생산성
다. 총부가가치
라. 총수익
마. 총수출
5. 소결 및 시사점

제4장 환율변화에 따른 기업가치 분석
1. 서론 및 기존 연구 개관
2. 자산가격결정모형을 통한 기업별 KIEP 연구보고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논문 - DBpia 환노출 분석
가. 환노출 정의 및 분석모형
나. 데이터
다. 실증분석
라. 분석모형 확장 및 강건성 확인
3. 환노출의 결정요인 분석
4. 소결 및 시사점

제5장 정책적 시사점
1. 환율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시사점
2. 환율변화에 대한 기업데이터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3. 요약 및 결론

환율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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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요빈 기자
    • 승인 2022.06.0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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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치솟는 물가가 우리 경제의 1순위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환율 상승이 고물가를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 불안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국내 물가 급등을 타개할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아, 환율 안정이 고물가를 완화하는 카드가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14년 만의 최고 수준인 5.4%를 기록했다. 당분간 5%대를 넘어 6월과 7월에는 6%대로 물가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물가 오름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덩달아 높은 수준의 환율이 고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환율과 물가를 둘러싼 동반 상승 영향이 불가피하다면 연일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는 정책당국에서 환율 안정의 필요성은 커질 수 있다.

      다만 인위적인 환율 하락은 물가를 제외한 우리 경제 다방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 5년간 달러-원(청)과 소비자물가(적)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매크로차트

      ◇ 1,200원대 환율 고착화…고물가에 영향은 어느 정도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높은 수준의 환율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은 해외로부터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 이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 품목에 표시된 가격 상승으로 전이돼 물가에는 상방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환율 변동이 실제 물가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제각각 의견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분기 달러-원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소비자물가 3.8% 상승분 가운데 0.7%P(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 변화가 약 17.7%가량 기여분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 팀장은 "환율이 1분기 중 과도하게 오르면서 원자재 수입물가에 영향을 줬다"며 "생산자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가되는 파급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를 웃돌게 되면 물가 상방 압력은 더 오래갈 가능성도 나온다.

      이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환율이 많이 뛰었는데, 지금은 환율 상승세가 이제 막 시작하는 시점이다"며 "아직 추정하지는 않았지만, 2분기에 환율이 더 올라 물가에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과거와 비교해 환율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강도나 지속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이 2012년 발간한 BOK경제리뷰에 따르면 환율 변동에 따른 국내 물가 전가율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기준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에 약 50% 정도 전가되지만, 소비자물가는 이 중에서 10%인 5%로 상대적으로 물가전가 효과가 작다고 평가했다.

      환율의 파급효과도 대부분 1분기 이내에 이루어진다고 진단했다.

      해당 분석을 연구한 김기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환율과 해외물가 상승이 중첩될 경우 국내 물가 상승은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소비자물가에 대한 환율전가율 및 수입물가의 전가율 출처:한국은행

      ◇ 전문가들 "高환율, 물가 영향만 보면 안돼"…물가 대책은 적극 주문

      전문가들은 환율이 일정 부분 고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환율을 물가 안정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거시변수인 환율은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제외하면 환율을 조정할 정책 수단은 마땅치 않고, 환율 하락 시 수출 등 다른 경제 분야에서는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일본 엔화가 20년 만에 약세를 보이는 등 주요 수출 경쟁국 통화보다 원화만 절상될 경우 수출 경쟁에 불리해질 수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을 통한 물가 안정은 닭 잡는 칼로 소 잡는 격"이라며 "과거에도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안정 차원에서 환율을 낮추며, 경제를 어렵게 만든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이 수입물가 상승에 25%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분명히 환율 안정에 신경을 쓸 필요성이 있지만, 대응할 만한 수단이 시장 개입을 제외하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부재한 만큼 물가와 환율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을 강하게 주문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3조1천억 원 상당의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0.1%P 물가 인하 효과를 예상했다. 5%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직접적인 환율 수준에 대한 개입보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원화 가치 방어 등도 물가와 환율을 모두 고려한 정책 대안으로 꼽힌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원화 가치를 무리하게 강하게 만드는 경우 그 자체로 위험성을 내포한다"며 "물가 상승 전반을 고려한다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형태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입 기업을 향한 세제 지원 등을 통한 무역수지 적자 개선 노력도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직접적인 부가가치세 인하 등과 같은 과감한 조치가 요구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세돈 명예교수는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2~3%p만 내려도 물가 안정에 굉장히 기여한다"며 "물가를 낮추며, 경기에도 우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션에 유행이 있듯이 환율정책에도 유행이 있다. 아주 드물게 유행이 바뀌지만 한번 바뀌면 아주 훅 바뀐다.

      환율정책의 오랜 유행은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과 고용이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한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냉장고를 100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하자. 환율이 1달러당 1100원일 때는 11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환율이 1300원으로 오르면 삼성전자는 두개의 옵션을 갖는다. 하나는 애초 가격인 1000달러에 팔아서 수익 130만원을 취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판매가격을 846달러로 낮춰도 원화로 쥐는 돈은 같은 110만원이니 가격을 내려 수출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문제는 모든 나라가 통화가치를 떨어뜨릴 수 없다는 점이다. 통화가치, 즉 환율이란 다른 나라 통화와 비교한 상대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통화가치가 떨어진다는 말은 어떤 나라의 KIEP 연구보고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논문 - DBpia 통화가치는 올라간다는 뜻이다.

      각국은 저마다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쟁을 벌여왔다.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해 환율전쟁이란 말이 나왔다.

      그런데 요즘은 판도가 180도 바뀌었다. 각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높이려고 각축하는 것이다. 예전과 정반대라서 역(逆)환율전쟁이라 부른다.

      이같은 극적인 변화는 세계 경제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단연코 물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한목소리로 “물가 대응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환율을 인상해서 수출을 늘리는 공격축구보다는 환율을 하락시켜서 물가 급등을 막는 수비축구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가를 잡으려면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져서는 안된다. 환율이 1달러당 11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예전에는 100달러짜리 외국 옷을 살 때 11만원을 내야 했지만 이젠 13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석유같은 에너지는 물론 농작물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환율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더욱 취약하다.

      역환율전쟁의 대표적 무기는 금리 인상이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자 미국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상대국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게 된 이유다.

      역환율전쟁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훨씬 큰 부담이 된다. 신흥국 가운데 상당수는 달러로 표시된 외화부채가 많으며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많이 늘어났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자국 통화로 환산한 부채 상환 부담이 급증해 채무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1982년과 1994년 멕시코, 1997년 한국이 그랬다.

      한편 요즘처럼 국제 정세가 불안할 때 환율은 투기나 가수요에 의해 급변할 수 있다. 달러 가치가 연일 치솟는 지금 신흥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직접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금리 인상이나 통화량 회수로 물가 상승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환율 방어를 위해 정부가 가진 달러, 즉 외환보유액을 꺼내서 외환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다. 6월말 한국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10월에 비해 6% 이상 줄어든 이유다.

      한국은 외화부채가 위험할 만큼 많지 않으며 외환보유액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럼에도 통화스와프 같은 안전판을 이중으로 마련하고, 경제 기초 체력을 탄탄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역환율전쟁이라는 새로운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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